에어비앤비, 인프라 투자 부족한 ‘도시 외 지역’에서 더 빨리 성장했다

광주에 살던 정희락(68)씨는 지난 2013년부터 전남 나주시 노안면 금암리의 한 농촌마을에 한옥을 짓고 귀촌을 했다. “은퇴 후 아스팔트를 떠나 전원생활을 하고 싶었고, 한옥을 지어 정원을 가꾸며 풍족한 노년을 즐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전원생활은 즐거웠지만, 외로웠다. 도시에서는 관계의 홍수가 부담스러웠지만, 전원생활은 그 반대였다. 그는 “아무리 환경이 좋다고 한들, 사람에게는 사회적 관계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6월부터 에어비앤비를 시작했고, 차츰 변화가 시작됐다. 에어비앤비를 이용해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그에게 활력소가 되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등 여러 나라에서 집을 찾아오는데, 한옥과 한식으로 우리의 전통문화를 알릴 수 있어 뿌듯해요.”

에어비앤비 등과 같은 숙박공유가 등장하면서 지금까지 관광의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던 전세계의 농촌 지역들이 활력을 얻고 있다.

27일 에어비앤비가 낸 보고서 ‘도시를 넘어’를 보면, 한국 등 연구대상이 된 11개 국가에서 지난해 도시 이외 지역의 숙소를 찾은 게스트(에어비앤비를 이용한 관광객)는 총 850만 명에 달하며, 이 지역 호스트(에어비앤비를 이용해 남는 방을 공유한 집 주인)의 수입은 모두 합쳐 10억600만 달러(1조14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도시 이외 지역에서의 에어비앤비 성장세는 도시 지역에서의 성장세를 앞서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의 경우 서울과 광주, 대구, 대전, 부산, 인천, 울산 등 대도시 지역을 제외한 도시 외 지역을 방문한 에어비앤비 방문객 수를 조사해보니, 지난해의 경우 28만9400명으로 전년대비 194%로 증가해 대도시 지역 성장세(148%)보다 높았다. 오스트레일리아와 대만,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 아일랜드, 캐나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데이터 분석이 이뤄진 다른 나라에서도 도시 외 지역의 에어비앤비 방문객 성장률이 더 높았다.

농촌은 지금까지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받지 못해 대도시처럼 관광의 혜택을 받기 어려웠다. 특히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서울과 경기 지역에 거주하는 등 쏠림 현상이 심각한 한국의 농촌 지역에서는 ‘한류 효과’를 얻지 못한 채 잠재력 있는 관광 자원들이 활용되지 못했다. 하지만 숙박공유의 등장은 새로운 변화를 기대하게 만든다. 지금까지 농촌은 세계 시장에 지역을 알릴 만한 ‘창구’가 충분치 않고 숙박시설과 같은 인프라도 부족했지만, 에어비앤비와 같은 숙박공유앱의 등장은 도시와의 격차를 좁히며 세계의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장점을 주목한 한국 정부도 에어비앤비에 손을 내밀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농림축산식품부, 대한상공회의소와 지난해 4월 국내 농촌관광 및 농가민박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은 데 이어 지난해 8월에는 충남도와 농가민박을 활용한 전국체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올 1월에는 강원도와 평창올림픽 홍보와 관광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했다.

각국의 게스트 증가율 비교(2015~2016년, 미국과 스페인은 자료 없음)

 도시지역도시 외 지역
오스트레일리아
106%127%
대만104%116%
일본189%267%
한국149%194%
프랑스72%130%
이탈리아54%74%
캐나다107%140%
브라질133%240%
아르헨티나85%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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